저는 2018 년 9 월 앤아버에서 첫 1 년의 학비만을 가지고 석사생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음 해에는 준비된 학비가 없어 기대보다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앤아버에 왔습니다.도착해서 학비를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선배들에게 1 년 뒤에 박사 과정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러려면 3개월 뒤인 12월 전까지 지원해줄 교수님을 찾고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정신없이 교수님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한 교수님과의 인터뷰에서 펀딩은 불가능하지만 석사 생으로 써 연구 참여는 좋다는 대답을 받았지만,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성급한 결정에 혹시 있을 다른 기회들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두려웠습니다. 제 스스로 결정할 용기가 나지 않아 답답한 마음으로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버지도 박사 생활을 해보셨기에, 내심 여러 가지 기회를 다 잡을 수 있을 현실적인 조언들을 기대했습니다. 그런 저의 기대와 다르게 아버지의 조언은 단 한 문장이었습니다.“하나님께서는 우리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잘 아시고 준비하시니 어떤 결정을 해도 상관없다”. 너무나 중요한 결정이기에 처음에는 더 답답하기도 했지만, 예배에 나가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답을 찾지 못한 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막연한 마음으로 연구실에 들어갔습니다. 2 개월 동안 교수님의 눈에 들고 싶어 애써봤지만 결과는 잘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제가 참여하던 연구 자체가 중단되어버렸습니다. 그간 거절당할까 두려워 박사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지 못하고 11 월이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2 주안에는 도저히 방법이 생길 것 같지 않았습니다. 잘못된 결정을 내렸던 것 같아 낙담하고 포기했습니다.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 미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은 다른 연구제안서의 결과가 드디어 나왔고, 오히려 저에게 먼저 박사를 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할 수 없는 것이 없을 때 일어나는 일을 보면서, 너무나도 불완전한 저를 위해 준비하신 것이 있다는 것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도 여전히 믿지 못하고 애쓰며 흔들리고 기다리지 못하는 저를 자주 발견합니다. 하지만 제가 완전해서 저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고 , 지금 저에게 주어진 좋은 공동체에서 나누고 배워 언젠가 어려움 속에서도 주님의 뜻이 있음을 믿고 동행할 수 있는 믿음을 가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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