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와이프가 3 박 4 일동안 시애틀에 가 있어 저 혼자서 아이 셋의 육아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밤이면 엄마만 끼고 자는 두 딸들이 있어서 밤에 애기들은 어떻게 재워야 하나, 그 기간동안 연구실에 출근하지 못하게 되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들이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출발하기 전날 밤에 같이 이것저것 한다고 저는 늦게 잠이 들고, 새벽같이 떠난 엄마의 빈 자리를 안 두 딸들이 중간 중간에 일어나 엄마를 찾으면서 저는 거의 한시간의 한번 정도는 계속 일어나게 되었고 제대로 된 잠을 청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독박 육아는 시작부터 쉽지 않겠구나 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저의 독박 육아의 첫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간동안 재혁이를 summer camp 에 등록해 두어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재혁이의 도시락을 준비하였습니다. 지인께서 저희 집까지 오셔서 재혁이의 픽업/드랍을 모두 도와주셨고, 아린이와 채린이는 옆집에서 낮 시간 동안에 돌보아 주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저는 전과 다름없이 학교에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지인께서 음식을 마련해 주셔서 굶는 건 아닌가 했던 저희 남겨진 가족들은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4 일 뒤에 올거란 걸 받아들이게 된 딸들은 엄마 없이 아빠와 함께 하는 밤에 크게 보채지도 울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의 독박 육아의 첫날은 아무런 위기 없이 끝났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와이프가 저를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두었었고, 주위에서 저희의 상황을 보시고 걱정해 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와이프의 빈자리를 느끼면서 와이프에 대한 감사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둘째날이 되었습니다. 조금 일찍 일어나 재혁이의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시간이 남아 잠깐 앉아 커피를 마시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할만한데? 육아 그렇게 어렵지 않은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손길 때문이라는 생각보다는 제 스스로 다 한 것 같은 자만감이 들었습니다. 그런 순간 제 머리를 스쳐가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 일련의 모습들이 저의 신앙의 모습과도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처음 교회에 나올 때의 저의 모습은 낯선 곳에서 시작하게 되는 신혼 및 유학 생활에 대한 많은 걱정들이 가득하였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나오면서 만나게 되는 공동체를 통해서 그리고 하나님을 통해서 이런 공동체를 만나고 이 자리까지 이끄신 하나님께 너무나도 감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유학생활이 익숙해진 그 때 그리고 오늘, 이 모든 것을 내가 다 이루었다는 나 중심적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이런 저의 모습은 하나님을 내세우면서 뒤에서는 나를 숭배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자존심과 스스로를 드높이는 것이 중요하였고 하나님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하는 그런 도구였던 것입니다. 와이프의 부재로 저는 공동체의 사랑과 와이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한 주였습니다. 그리고 또한 항상 함께 하시기에 오히려 더 소중함을 몰랐던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고 나 중심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하나님 중심의 신앙 및 믿음 생활을 하겠노라는 다짐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받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라디아서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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