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나눠요 | 이승우 목자니

2019년 8월 17일 업데이트됨


본래 저라는 사람은 겁도 많고, 지극히 이기적이며, 세상 기준의 성공 가치에 자연스레 내 눈이 머무는 그런 본성의 사람입니다. 그래서 조금만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면, 마음의 낙담이 찾아오고, 어떻게 해서는 지혜로운 세상 방법을 의존하여, 나의 살 길을 도모하고자 하는 모습이 여전히 내 안에 있음을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스스로의 실존을 바라보니, 나 같은 자에게 주신 믿음이란 선물이 얼마나 크신 하나님의 은혜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람이 부르심을 받았을 때 순종하여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약속의 땅으로 나아갔다고 히브리 기자는 말하지만, 스데반 집사는 “아브라함이 갈대아 사람의 땅을 떠나 하란에 거하다가 그의 아버지가 죽으매 하나님이 그를 거기서 너희 지금 사는 이 땅으로 옮기셨느니라” (행 7:4)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란 땅은 약속의 땅이 아니였지만, 아브라함은 그곳에 아버지 데라 (이름의 원어 뜻 – 지체하다) 와 함께 머물며,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하나님의 옮기심”으로 인해 가나안 땅으로 오게 됩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그의 믿음의 시작도 결국 하나님께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보게됩니다. 저에게도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온 것이 바로 랜싱에 위치한 지금의 대학원이었습니다. 목적지가 랜싱인 것은 알았지만, 어떤 사람들과 지도 교수를 만나, 어떤 관계와 모습 속에서 살아가게 될지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이었습니다. 마치 저에게는 믿음으로 받은 약속의 땅과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약속의 땅에도 기근은 찾아옵니다. 그로 인해 아브라함은 (철저하게 자기 의지로,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애굽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아브라함이 처했던 기근과는 상황과 모습은 다른지만... 내 생계를 위협할 것 같은 주변 사람들의 경고와 지도 교수님과의 관계는 저로 하여금 이전의 나의 모습으로, 나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 모습으로 돌아가도록 제 연약한 믿음을 흔들기 충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아브라함을 우여곡절 끝에 애굽에서 나오게 하셔서, 단을 쌓아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예배를 회복하는) 아브라함으로 다시 빚어가십니다. 저 역시 “그 정도 준비로는 박사 종합 고사 시험을 통과할 수 없어,” “주말에 실험실에 붙어있지 않으면 제 때 졸업하기 힘들거야,” “지난 몇년 동안 나아진게 없어,” “그 정도 실력으로는 박사 후 연구원 취업은 쉽지 않을거야” 라는 말들을 주변 동료와 교수님들에게 들을 때, 정말 말할 수 없는 낙담과 좌절감이 들었습니다. 특별히 이런 말을 다른 누구도 아닌 제 지도 교수님에게 들을 때 – 그 마음은 참 쉽지 않습니다. 이번 주도 교수님과 개별 면담을 하면서, 제 졸업 후 미래에 대한 암담한 예견과 질책을 듣고 나와야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압니다. 이런 위기가 박사 초년생 시절에도 있어왔고, 그 시절 믿음 가운데 흔들리던 저를 예배의 자리로 강권하신 가르침을, 삶의 결단으로 살아냈을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셨는지를. 지도 교수님조차 준비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하셨던 박사 종합 고사도, 심사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한번에 통과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옆에서는 이미 연구 결과가 잘 나와서 논문이 출판된 친구가 위원회의 권고로 시험을 재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실로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은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하나님의 미련한 것이 사람보다 지혜 있고 하나님의 약한 것이 사람보다 강하니라” 라는 고린도전서의 말씀이 삶으로 경험되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주 교수님과의 궂은 면담 후에도, 이내 예배의 자리로 향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애초부터 제가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여기에 온 것은, 뛰어난 연구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학업과 생업이라는 도구를 통해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자로 서기 위해, 하나님의 옮기심과 빚으심의 은혜로 왔다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박사 과정 5 년 동안 논문 실적 하나 없고, 가시적인 부분에서 미흡한 제 성과에 주변 사람들은 걱정하고 답답해 합니다. 전혀 달라진게 없다고. 그러나 분명 다릅니다. 5 년 전 나를 이곳에 보내셔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내는 삶을 경험하게 하신 그분이, 더 분명하게 그리고 선명하게 제게 보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오늘도 신실하게 나와 동행하고 계심을, 그리고 장래에도 내 삶을 통해 그분의 선하신 뜻을 이루어 가실 것을 담대히 믿음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삽더니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 (욥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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